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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끝난 후에 국어시간에는 선생님께서 책을 읽게 하셨다.
처음 읽은 책은 '19세'라는 책이다.
이 책은 화자의 어린 시절을 쓴 소설이다.
공부에 일가견이 있는 형과의 갈등, 청소년기의 방황 등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진로를 결정하는 내용인데, 나는 이 책을 보다가 떠오른 것이 하나 있었다.
수필이나 소설을 보면, 주인공의 성장에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정수의 경우에는 친구 누나를 향한 사랑이나 자신이 일찍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기본적인 계기이고 직접적인 계기는 대관령을 가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큰 꿈을 가진 상태에서 학교 수업에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정수는 학교를 관두고 직접 농사를 지어보고 큰 돈을 벌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수는 한 번의 성장을 더 하게 된다.
농사를 지으며 책을 읽다보니 공부에 대한 욕심이 다시 생긴 것과 친구 누나에게 고백을 했는데 그 누나가 어른스러운 대답으로 거절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나가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책은 끝나게 된다.
다른 수필이나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계기가 있고 목적이 있어서 주인공이 성장하게 된다.
이런 것을 보며 우리도 목적이나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서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하는 친구가 있으면 항상 어떤 일을 겪고나서, 혹은 목적이 생겨서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를 생각해보니 내가 이 학교에 들어오고 열심히 공부하게 된 계기도 다시 떠올라 최근 나태해진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어른들께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했다는 말을 많이 믿지는 않았다.
그런데 작년에 어른들끼리 대화를 하시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정말 열심히 공부하셨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더 이상 공부를 시켜주시지 않았다는 것을 듣고 그 동안의 내가 부끄러웠다.
나는 무언가를 밤새 코피내면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른들께서는 그렇게 하셨는데도 더 이상 공부를 못하셨다는 것이다.
내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너무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이 학교를 지원해서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리고 중간고사는 그럭저럭 잘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실기이다.
우리가 보는 실기 수업은 플랜트 기초, 모델링, 건축구조,제도인데 네가지의 실기 모두 다른 아이들보다 못한다.
그래서 항상 나에게 화가나서 수업을 끝내면서도 혼자 연습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항상 시간이 없다고 나에게 핑계를 대면서 다른 것을 하였고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는 공부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이 책을 읽고 이런 것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또 내가 부끄러워졌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힘들다고 불평하고 화내는 것이 다른사람이 보면 얼마나 하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말 연습을 할 수 없는 PDMS는 그렇다 치고, 플랜트 기초나 제도는 따로 연습을 할 수도 있다.
건축구조 실습은 재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나중으로 미뤄도 제도는 종이만 있고, 플랜트 기초는 이론만 따로 공부해둬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재능을 탓한 내가 부끄러워서 참지를 못하겠다.
그리고 아마도 이 생각도 얼마 가지 않아 없어지고 또 나태해질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지금의 내 목표이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내 목표이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그 다음은 아마 취업이 목표일 것이다.
그 때를 위해 지금 자격증 공부도 해 둬야 한다.
앞으로는 더 바빠지고 힘들고 지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앞으로 나태해 지지 않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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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