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문화반 : 동아리활동
스페인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9월 2일 호안 미로 특별전에 다녀왔다. 2016.06.26.(일)~2016.09.24(토) 기간 동안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미술 전시였다. 처음 들어보는 미술가여서 궁금함 반 설렘 반으로 출발했다. 스페인에서 출생한 사람으로 무척 존경 받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땐 무척 난해해서 당황했었다. 내가 생각한 스페인의 빛과 멋에 어울리지 않는 유동적인 형상들이였기 때문이다. 또한 동양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작품에 제목을 붙이지 않아서 대부분이 ‘무제’였다.
알고 보니 별, 여자, 새 등 상형 문자적 형상을 구사하였다고 한다. 벽에 써진 글들 중, 예술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둘은 공통점이 많았다. 카탈루냐 출신이었고, 대대로 수공업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장인들과 협업을 했고, 가장 관심을 둔 모티브가 '자연'이라는 것까지. 미로는 그런 가우디를 깊이 존경했다. 건축이 전공인 만큼 이런 사실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사실 호안 미로의 그림은 어렵게 보면 어렵고, 쉽게 보면 그만큼 쉬운 그림인 것 같다. 그림을 억지로 해석하려고 하다보면 한없이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걷다보면 미로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 나온다. 간혹 전시장에 이렇게 화가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을 만나면 화가를 더 가까이서 만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무척 반갑다. 실제로 미로는 죽기 전까지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작업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호안 미로의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몽환적인 기분으로 전시장을 빠져 나왔다. 어쩌면 무언가를 의도하고 그리지 않았기에 내가 직접 보고 해석한 것이 정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문제에서 올바른 정답을 찾아내야하는 일상 속에서 화가의 의도와 생각이 아닌 나의 생각을 비치는 거울을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여름, 호안 미로의 작품을 통해 잠시 일탈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
◀ 호안 미로 특별전 티켓
호안 미로의 독특한 그림들 ▲
북두제 축제 스페인 문화 동아리 부스운영
10월 21일 우리 학교의 오랜 축제로 잘 알려진 북두제가 시작되었다. 몇 주 전부터 동아리 친구들과 부스 운영 계획을 짜고 필요한 재료를 쓰고 구입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스페인 문화 동아리답게 스페인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축제 때 음식을 만들어 파는 활동을 꼭 한번쯤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실현되는구나!”라는 마음에 즐겁게 준비했다. 만들기로 한 음식은 총 3가지로 케사디아, 츄로스, 상그리아였다. 주 메뉴와 간식 그리고 음료로 구성하였고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스페인식 요리를 찾아 결정하였다.
선생님, 동아리 부원들과 마트를 돌아다니며 직접 재료를 고르고, 부스를 꾸밀 재료도 구입했다. 고등학생이 되니 이렇게 활동의 폭이 넓어지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아리를 홍보할 포스터와 메뉴를 직접 제작하고, 사온 재료를 당일 조리하기 쉽게 미리 자르고 정리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축제 하루 전, 들뜬 마음으로 부스를 운영할 반을 꾸미기 시작했다. 수업도 모두 끝나고 어두워졌지만 모두 모여 손님의 동선을 체크해보며 책상을 배치하고 조리 구역도 나누어 체계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축제 당일, 불을 이용하는 조리를 도와주시는 어머님들이 도착하고 축제 공연이 끝나기 전 하나 둘 모여 부스를 운영할 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담당할 요리는 바로 케사디아였는데, 밀가루나 옥수수로 만든 토르티야에 치즈와 다른 재료를 넣고 채운다음, 반으로 접어 반달 모양이 되게 만든다. 토마토소스와 훈제 닭고기, 야채를 볶은 소스와 피자 치즈를 넣어 토르티야가 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야했다. 긴 시간동안 불 앞에서 조리를 하고 프라이팬이라 치즈는 잘 녹지 않고 겉만 타서 처음에는 상당히 어려웠었다. 하지만 부스에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었고, 가끔 숨을 돌리려고 쉴 때면 상그리아 음료를 만들던 친구가 한잔을 주었는데 시원하고 맛있었다. 살면서 생소한 스페인식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 판매해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인데, 친구들과 함께 이뤄낸 결과로 마음까지 훈훈해졌던 하루였다.
Welcome
글쓴이
S_yoon
